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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다른 매체에서 아픈 사람들에 대한 모습을 봐서 그런 것도 있고, 주변에서 "의사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떠냐-" 하고 가끔 듣기도 했었다.
난 내가 의사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오로지 한 길만 보고 자라왔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서자, 내가 걸어가던 길이 좁아지고 무수히 많은 갈림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학업과 치열한 경쟁의 한계에 점점 문턱은 좁아지는 듯 보였으며 내가 눈길도 주지 않았던 다른 길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당황스럽기도 하였다.
아무도 내가 어떤 길을 골라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나 또한 처음 겪는 일일 뿐더러 정확한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부담과 압박감에 눌려 헤매고 있었다.
방황하는 와중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목표가 멀어져 가는 듯 느껴졌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말,
부모님과 함께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다가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미국 유학은 어떤가?"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이 나의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은 정말 모르고 있었다.
유학, 이 길을 선택해야 한다면,
누구도 걷지 않았던 혹은 두려워서 걸으려 시도하지 않았던,
남들이 걸었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나만의 길을 개척해 보겠다는 것.
이것이 갈림길에서의 나의 선택이었다.
나는 고3 이었기에 영어를 준비함과 동시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야 했었는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내가 살면서 가장 힘들게, 아니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다.
지금에 이르러 그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더라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순간에 쌓아 올렸던 것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지금 나는 Concordia University Wisconsin의 Biomedical Science 전공에 합격해 미국의 의대, 약대로 가는 문을 열었다.
계속 한국에서 공부했었다면 아마 잃어 버릴 뻔 했던 꿈을 되찾지 못했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미국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열린 환경에서 자유롭게 나의 생각을, 재능을, 꿈을 펼칠 것이다.
" 자신의 미래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자신이 아니면 누구도 결정할 수 없다. "
내가 새롭게 길을 걸어가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꿈은 공부를 위한 것 뿐만 아니라 더 크게 삶을 살아가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
그것을 찾았다면, 혹시 찾기 위해서라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미국 유학이라는 결심을 통해 나는 자신을 굳게 믿고 시야를 넓히며 도전하는 마음을 길렀다.
이것이 지금 대학에 가는 단지 이 순간 뿐만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