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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달에 공부하기 위해 이곳에 왔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약 6개월의 시간이 지나고 종강식을 코앞에 두게 되었다. 재수를 실패하고 삼수를 할까 고민하던 중 큰 기대 없이 대표님과 상담하기 위해 사무실에 처음 방문했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모든 것이 낯설었던 이곳이 이제는 집처럼 익숙하고 편안해졌다. 오히려 하루라도 사무실에 오지 않으면 어색해질 정도가 되어버렸는데 종강식을 앞두게 되니 시원섭섭한 느낌이 든다.
다른 유학을 고민하는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유학을 가기로 결심하기 까지 여러 관문들이 있었다.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고 재정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낯선 그곳에 가서 적응하며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유학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큰 관문들이 되었다. 하지만 대표님과 상담하던 중 유학에 대한 나의 망설임을 완전히 날려버린 한마디가 있었다. 만약 내가 유학의 길을 택하지 않고 수능에 다시 도전해서 지방에 있는 의대에 간다고 한다면 나의 견문은 우리 지방, 우리나라에 한정될 것이라고... 그러시면서 마음속에 완전 와 닿는 비유를 들어주셨다.
내가 만약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한 여자라고 가정해 보면 나는 우리 집 앞과 우리 동네만 평생 알고 지내는 것이라고… 하지만 역사책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시대에도 외국에 나가 선진문물을 접한 학자들도 많았고 자신의 견문을 확장시켜 우리나라의 발전에 기여하셨다. 결국 그 분들 덕분에 한국이 이만큼 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 말씀은 내가 우리 집 앞과 우리 동네만을 알고 살기에는 나의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날 이후로 나는 유학의 길에 마음을 굳혔고 아빠의 유학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도 돌리려고 노력했다. 나는 내가 유학에 가서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마인드로 유학 행을 결정했는지 아빠께 진지하게 말씀 드렸고 아빠의 수락을 받아냈다. 지금도 나는 내가 유학의 길을 택한 것이 미래의 나를 위해 분명 좋은 기회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유학을 결심하고 나서 서울센터에 처음 왔던 날이 기억난다. 나랑 나이가 같은 친구들도 있었고, 동생들도 있었고 언니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다들 처음 보는 사이라 서먹서먹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며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서울센터에서 공부한 6개월이 이제는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과 경험을 안겨주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친해져 버려서 함께 6개월간 지내온 이 친구들과 각기 다른 캠퍼스로 헤어져야 한다는 점이 너무나 속상하고 아쉽기만 할 뿐이다.
그 동안 서로 동거동락 하면서 속상한 일도 많았고 즐거운 일도 참 많았다. 속상했던 점은 사람이많다 보니 서로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할 때가 많아 서로 충돌하는 경우가 잦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토의를 많이 함으로써 민주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이 이제 와서 되돌아 보면 참 뿌듯하다. 이사님께서는 항상 그룹 내에서는 분위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팀에서는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고 그 불만들을 팀원들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해결해서 좋은 분위기로, 그리고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는 것이 그룹 활동이 빛을 발하는 길이라고 말이다.
나도 옛날에는 없었지만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생긴 좋은 습관이 하나 있다. 회의를 많이 하다 보니 이제는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를 직시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고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토론식 수업이 중시되고 교수님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한 미국에서 꼭 필요한 문제 해결 방법들 중 하나를 6개월 동안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배웠다.
처음에는 공부하려고 모인 그룹이었지만 부산물로 더 값진 것을 얻은 것 같다. 즐거운 일들은 지난 6개월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셀 수 없이 많았다. 맛 집에 함께 고기를 먹으러 가고, 친목 도모를 명분으로 회식도 많이 했으며, 늦게 끝나고 야식으로 치킨도 먹으러 갔다. 함께 당구장에 가서 내기도 해보고, 공부하다가 스트레스 받으면 함께 볼링장가서 스트레스 해소하고, 신나게 노래방에서 놀며 즐거운 추억을 함께 많이 쌓았다.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계속 함께 있다 보니 우리는 너무나 친해졌고 낯선 땅 미국에 내가 아는 사람이 함께 간다는 것은 나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된다. 우리는 한동안은 토플점수를 높이기 위해 ‘빡세게’ 공부하고, 시험점수가 잘 나오지 않으면 함께 안타까워하며, 또 잘 나왔을 때는 모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또 하나의 기억에 오래 남을 추억은 점심 도시락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매일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 것에 지쳤던 우리는 언젠가부터 도시락 열풍이 불었고 점심을 서로 집에서 싸와 함께 펴놓고 점심식사를 했다. 무슨 반찬을 싸왔는지가 또 하나의 이야기 거리가 되었었다. 미국 가면 아마 이게 제일 그리울 것 같다. 사소한 일에도 함께 즐겁게 웃을 수 있었고 이런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여기서 함께 고생한 친구들은 미국에 가서 혼자 외롭거나 힘이 들 때 서로에게 분명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6개월 동안 힘든 일, 즐거운 일을 함께 했기에 더욱 돈독한 동문이 되어 미국에서 서로 상부상조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인으로서 유학생들이 무시하지 못할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동문 형성의 중요함이다. 학벌 사회인 한국에서 동문이 없다는 점은 한국에 있는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에 비하면 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스콘신 주립대학은 그 부분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힘쓰고 있기에 더욱더 위스콘신 대학교에 가기로 선택한 것에 후회가 되지 않는다. 서울센터에 있는 친구들과는 너무나도 친해졌지만 나와 같은 시기에 입학하는 다른 지역 11기 친구들과는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다.
하지만 사무실의 도움으로 11기 밴드 형성도 하고 오리엔테이션도 하면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해질 기회가 많아졌고 인맥을 넓힐 수 있었다. 특히, 선배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막연했던 유학 생활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5월달에는 “home coming day” 라고 해서 선배와 후배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선배들과 얼굴을 익히고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같은 캠퍼스에 다니게 될 선배들과 후배들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수강신청은 어떻게 하는지, 기숙사는 어떤지, 카페테리아는 어떤지 등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모든 것이 어려웠던 후배들은 크나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쉽게 적응하여 빨리 공부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선배들의 솔직하고 진솔한 답변 덕분에 후배들의 유학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었다.
이렇게 위스콘신 주립대학교 내에서 커다란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는 중이고 우리가 후배로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안심이 되고 힘이 되며, 또 1,2 년 후에는 내가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뻤다. 무엇보다도 유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동문 형성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에 든든하다.
지난 6개월 동안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대표님과의 많은 상담이었다. 대표님은 나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시고 나에게 딱 맞는 처방전을 내려주시는 의사 같았다. 시험성적이 잘 나오지 않아 좌절하고 있는 친구에게는 적절히 마인드 컨트롤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너무 자만심에 빠져 있는 친구에게는 알맞은 충고로 경각심을 일깨워 주셔서 이곳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모두가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종강 날까지 마무리 할 수 있게 뒤에서 묵묵히 밀어 주셨다. 이뿐만 아니라 내가 나의 적성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찾도록 도와주셨다. 내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흥미 있는 분야를 전공으로 하면 어떤 직장을 가질 수 있는지, 내 직업의 미래 전망은 어떠한지 등 많은 정보를 전달해 주셨다. 대표님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우리 모두가 목표를 잃지 않고 열심히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갔고 이젠 출국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어느덧 나는 11기 대표가 되었고 11기 동문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원할 하도록 힘써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갖게 되었다. 거대한 인적 네트워크에 해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 책임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단단한 동문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뿌듯하다.
6개월 동안 집에 있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점은 무척 아쉽지만 모두가 미국 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좋은 커리어를 쌓으리라 믿는다. 나 또한 처음 가보는 낯선 땅일지라도 매사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열심히 공부해 성공적인 유학생활을 만들 것이라 다시 한번 다짐하며, 내가 유학에 지원하는 과정이 원활하도록 힘써주신 모든 사무실 직원 분들과 끊임없는 관심을 주신 이사님 그리고 묵묵히 지원해 주신 대표님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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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수필처럼 진솔된 후기를 써준 정**학생에게 다시한번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언제나 IUEC에서 응원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