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을 보러 들어가기 전, 세 바닥 남짓 되는 질문지를 작성해야했습니다.
모든 질문은 ‘나’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나의 성격, 내가 생각하는 부모님, 내가 되고 싶은 사람 등에 관해 생각해보아야 했습니다.
처음 질문지를 맞닥뜨렸을 때, 길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펜을 움직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진정한 나에 대해 지금껏 잊고 살아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단순한 질문이었지만, 매우 가치 있는 질문들이었고 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였습니다.
질문지를 제출하고 면접에 들어가기 전, 예상 질문을 몇 번씩이나 읊조렸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들어가니 간단히 제 학교와 성적에 관해 질문하셨습니다.
가장 저조했던 수학 과목에 대해 왜 장점인 영어를 더 부각시키지 않고,
단점만을 고치려 하냐고 지적하셨습니다.
그 순간 내가 내 자신에게조차 잘하는 것을 칭찬해주지 못하고, 저조한 것에 대해 다그쳐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면접을 통해 나를 바라보는 태도로 인해 낮아졌던 나의 자존감을 다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면접관님께서는 저에게 삶의 방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남들이 좋다 해서 좋고 나쁘다 해서 나쁜 것이 아닌,
진정으로 나에게 필요하고 내가 잘하는 것에 맞춰 삶을 설계해 나가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는 학교에서 조금이나마 더 높은 대학교를 들어가기 위해서 낮은 학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배워오던 저에게는 어쩌면 이제껏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명예를 쫓는 것이 아닌 진정한 나를 향해 매일 조금씩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학과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서열을 매기는 것이 아닌, 내가 정말 배워보고 싶은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면접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며 면접관님과 나눈 얘기들에 관하여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나의 종국적인 목표는 국제구호가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보다 대학과 그에 따라오는 명성을 우선시 하지 않았나 하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이번 면접은 학업과 진로뿐만 아니라, 삶의 방향성 면에 있어서도 반성하는 계기가 되어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