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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치렀던 면접은 저에게 있어서 인터뷰가 아니라 인생 멘토링과 같았습니다.
저의 예상과는 달리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제게 건네시는
질문은 제가 면접 직전에 작성한 ‘진로설문지’ 에 기반한 몇 가지 질문이었고
그 오랜 시간 동안 저는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네’라는 부끄러운 작은 소리의 대답을 할 뿐이었습니다.
초반에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는 제가 진로 설문지에
<부모님이 저를 전적으로 믿기 보다 멘토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것을 쓴 걸 보시고
어떤 멘토링을 받고 싶은지, 멘토링을 해준다면 잘 따라올 것인지를 제게 물으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제가 바라는 바이기에 ‘네’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갑자기 줄넘기, 배드민턴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셔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이 운동선수들이 근력운동, 식단관리 등 기본 체력훈련을 할까 안 할까?’
라는 질문을 하실 때 저는 ‘할 것 같아요’ 라는 대답을 하면서 ‘의도가 무엇일까?
혹시 사실은 체력훈련을 안 한다는 놀라운 답이 있는 걸까? 당연히 운동선수들은 체력훈련을 해야지.
이 당연한걸 왜 나에게 물으신 걸까?’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사실 이 운동선수가 저를 의미하고 저는 당연히 해야 할 체력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얘기하시고자 함을 깨달았을 때부터 저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알면서도 항상 외면해왔던 저의 고쳐야 할 태도나 마인드를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꺼내어 건드려 주신 겁니다.
저는 지식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쓰기 능력에 대해서 많은 칭찬을 받지만 내용은 그저 감성에 매달리는 내용일 뿐이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저는 이미 자각하고 있었지만,
과학, 경제, 기술, 정치 등의 조금 무거운 내용은 저의 입맛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멀리했습니다.
이를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진로 설문지만을 보시고 정확히 캐치해 주시고 이를 계속 지적해주셨습니다.
특히 100명중 한 명 만이 내 글을 읽을 수 있고 반대로
나는 100개의 글 중 하나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얘기해 주실 때 저는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난 도대체 무얼 하며 살아왔는가’,
‘지금의 나는 글에 대해 논할 자격 조차 없는 사람이구나’,
‘지난 날의 나 자신보다 어리석은 사람은 없구나’ 등의 많은 생각들이 들었습니다.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는 제게 ‘다른 사람들에겐 관대해도 너 자신에게는 관대하면 안돼’라는
말을 수없이 해주셨습니다.
오늘 처음 만난 분인데도 어찌 그리 저를 잘 아시는지 저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제가 만난 많은 선생님들과 어른들 중 제게 이런 말을 해주시는 분은 없었습니다.
저는 중학생 때 매일 매일 새벽 4시까지
공부하는 열정이 있었고 9장 짜리 오바마 연설문을 외우는 노력과 깡도 있었습니다.
이 열정이 고등학생 때 더욱 빛을 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열정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관대함’으로 바뀐 것 이었습니다.
새벽은 커녕 11시 반이 되면 ‘그래 내일을 위해
오늘은 일찍 자자 내일 더 열심히 하면 돼’ 라는 생각,
‘아 오늘은 영어지문을 외우는 게 진짜 재미없어.
내가 좋아하는 쉬운 수학문제 풀기나 문학 공부를 해야지’ 라는 태도,
‘이렇게 생활하면 나중에 후회 할 텐데,,, 그래도 내가 공부를 하긴 했잖아?
이 정도면 됐어’ 라는 자만 그리고 ‘인생은 행복하게 살아야지
난 내가 좋아하는 거 할 때 만큼 가치 있는 시간이 없다 생각해’ 라며
나태해지는 이 모든 모습들을 대표입학사정관님께서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셨고
저는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눈물을 계속 흘렸습니다.
앞서 말했듯 대표님께서는 제게 멘토링을 해준다면 잘 따라올 것인지를 제게 물으셨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보니 대표님께서 이미 저의 멘토가 되어주셨고 면접이 아닌 멘토링을 진행해주셨습니다.
정말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야 할 지 모를 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한 마음에 저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도 눈물을 훔쳤고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까의 감동과 벅차오름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그 어떤 수업, 상담, 면접보다 가치 있고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대표입학사정관님이 저의 멘토가 되어주셨음에 너무나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숨도 잘 쉬어지지 않는 엄청난 양의 눈물로 대표입학사정관님의 멘토링에 답을 하였지만
그 어떤 시간보다 값진 시간이었으며 지난날의 저를 매우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경험을 하였기에 절대 잊지 못할,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면접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위스콘신대학교 한국사무소
T. 02.548.0570